아키텍트로서 성장하기 위한 길은 막막하게 느껴지곤 한다. 누구에게 아키텍트로서 가야 하는 길을 물어야 할 것인가? 산전수전 다 겪은 나이가 지긋한 아키텍트로 활동 중인 사람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따라서 필자는 업계 최고의 아키텍트들의 조언을 모아 가상의 인터뷰를 진행해 봤다. 이 인터뷰의 내용은 필자가 PLoP라는 패턴학회에서 만난 해외 거장들과의 토론과 조만간 출간될 번역서인 『아키텍트가 알아야 할 97가지』의 내용을 모아 만들었다.


손영수 안녕하십니까? 여러 선배님들. 아직 ‘Architecture’의 ‘A’자도 깨우치지 못했지만, 여러 선배님들에게 아키텍트로 성장하기 위한 방법과 또 아키텍트로서 올바른 아키텍처를 바라보는 방법들을 여쭤 보고자 합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일텐데, 여러 선배님들처럼 훌륭한 아키텍트가 되기 위해선 어떠한 것들을 준비해야 할까요? 실제 현업에서 아키텍팅할 때 어떠한 부분을 고려해야 할지 여러분들의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요구사항

Rick Kazman

실제 프로젝트는 요구사항 분석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죠. 이때 아키텍트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은 소통과 협상 능력입니다. 설계 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능력이 Social Skill입니다.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사항들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빠른 메시지 전송뿐만 아니라 높은 보안 수준을 요구한다거나, 자원의 제약이 심한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고성능 PC에서나 가능한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죠.

아주 적은 금액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엄청난 효과를 누리려는 이해당사자에게 정말 기간 내 구현 가능하고 필요한 기능을 뽑아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상황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여기서 이해당사자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정확한 요구사항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프로젝트는 초창기부터 산으로 가게 됩니다. 그 만큼 소통과 협상 능력은 아키텍트에게 설계 능력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Mark Richards 저도 비슷한 사례를 말하고 싶네요. 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항상 꺼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들이 알아야만 하고, 이해해야 하는, 그리고 고객, 동료와 함께 꼭 프로젝트 시작 전 나눠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620년대에 스웨덴과 폴란드의 전쟁에서 나온 ‘Vasa호’라는 배 이야기입니다.

스웨덴 국왕은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Vasa호라는 특별한 배를 만들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배가 갖춰야 했던 조건(요구사항)들은 그 당시의 어떤 배와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선체가 200피트 정도 더 길고, 2개의 갑판에 64개의 총을 적재할 수 있고, 300명의 군사를 안전하게 태워 폴란드로 가는 바다를 가로지를 수 있는 수송 능력을 가져야 했습니다. 배를 건조하는 데드라인(시간)을 엄수해야 했으며, 재정(자금)적으로도 여유롭지 않았습니다.

또한 배 설계자(아키텍트)는 이렇게 생긴 배를 이전까지는 설계한 적이 없었습니다. 크기가 작고 총을 실을 수 있는 갑판이 한 개만 있는 배를 만드는 것이 그가 주로 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자는 그의 예전 경험을 기반으로 추정하고 Vasa를 설계하고 건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배는 결국 설계대로 건조되었고 마침내 배를 띄우는 날이 왔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Vasa호는 위풍당당하게 항구를 출항했지만 예포를 쏘고 난 뒤 바로 바다 저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Vasa호의 문제는 명확합니다. 그 어느 누구도 1600~1700년에 큰 전투함에서 갑판을 본적이 없었고 이러한 배의 갑판은 특히 전쟁 중에 붐비고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투함과 운송선 2개의 역할을 다하는 하나의 배를 건조하는 것은 큰 실수였죠. 국왕의 모든 소원을 충족하려고 한 배 설계자는 균형이 맞지 않고, 불완전한 배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저희 소프트웨어 설계자들은 Vasa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을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설계에 적용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Vasa호와 같이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려는 시도는 궁극적으로 아무것도 수행할 수 없는 불완전한 아키텍처를 만들게 됩니다.

손영수 정말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네요. 그렇지만 많은 관리자나 고객이 수많은 요구사항들을 결국 쏟아내는데요. 이 사람들을 설득하고 요구사항 간에 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Rick Kazman 이해당사자들 간에 서로 상충되는 요구사항들을 우선순위화해서 아키텍처를 도출하는 ATAM(Architecture Tradeoff Analysis Method)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해당사자들 간에 제한된 투표권을 준 다음 정말 중요한 것 몇 개만 선택하게 하는 거죠.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우선순위화할 수 있게 됩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제가 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이론과 실제(Software Architecture in Practice)』에 자세히 설명되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손영수 그 외에 요구사항을 파악할 때 더 주의해야 할 것은 없을까요?

Eben Hewitt 여러분에게 시스템 구축을 의뢰한 고객은 여러분의 진정한 고객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고객의 고객이 진정한 고객이지요.

손영수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Eben Hewitt

여러분이 전자상거래를 구축해야 한다면 여러분의 고객보다는 최종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즉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실제 웹사이트 사용자들은 전송 보안(transport security)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그들은 저장된 데이터 암호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객은 이러한 요구사항을 언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고객의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여러분의 고객이 빼먹은 것을 안다면, 왜 이러한 것들이 필요한지 언급하고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고객이 실제 웹사이트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기능에 관심이 없다면, 프로젝트에서 잠시 물러서 제 3자의 입장에서 고려하십시오. 공격적인 고객(Sally Customer)은 매년마다 SSL에 대해 라이선스 비용을 치르기를 원하지 않고, 구축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신용카드 정보가 간단한 텍스트로 저장되기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나쁜 생각들을 실행하는 것에 여러분이 동의하게 되면, 여러분은 요구사항 수집에 실패한 것입니다.

손영수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앞으로 명심하겠습니다. ‘고객의 고객을 고려하라.’ 정말 의미 깊은 조언이었습니다. 그럼 계속해서 다른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죠. 아키텍트로서 고려해야 할 다른 것들이 있으면 조언 바랍니다.

프로세스와 팀 구축

James O. Coplien 전 프로세스와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습니다. 혹시 Conway의 법칙을 아시나요? 이는 여러분이 하나의 컴파일러를 만들기 위해 4개의 팀을 만든다면, 여러분은 4단계(four-pass) 컴파일러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조직구조에 의해 소프트웨어 구조가 정해진다는 얘기입니다. 이미 팀이 구성된 후 요구사항을 분석한다면, 팀 구조에 맞춰 분석이 이뤄지기 때문에, 팀 구조 그대로 소프트웨어 구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전에 소프트웨어의 큰 구조를 정하는 우를 범한 것입니다.

만약 팀 구성 후, 어느 팀도 맡기 애매한 요구사항을 발견했다면, 이 사각지대를 서로 맡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일들(정치, 책임회피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경우 종종 프로젝트가 산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야말로 길을 잃는 것이지요. 그래서 팀을 구축하기 이전에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제한 후에 조직을 구성해야 책임의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죠.

손영수 그렇군요. 효율적으로 팀을 구축하기 이전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Krysztof Cwalina

프로젝트 관리자는 팀을 구성하기 이전에, 애플리케이션의 특성을 고려해 ‘땅콩버터나 마천루(적합한 프로세스)’를 선택해야 합니다.

땅콩버터(Peanut Butter)는 ‘Feature들이 중심이 되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Bottom-Up 방식의 프로세스’를 말합니다. Bottom-Up 프로세스는 기존의 비교 대상도 없고, 전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식은 견고하고 더디지만 모든 Feature들이 골고루 기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땅콩버터처럼 모든 기능들이 골고루 퍼지고 진화할 수 있어서 땅콩버터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흔히 하위 레벨의 프레임워크나 저 수준의 라이브러리를 개발할 때는 이러한 방식이 선호됩니다.

만약 여러분의 소프트웨어가 고객의 요구사항들을 다수 받아들여야 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요구하는 경우인데도 Feature에 초점을 맞춘 땅콩버터 식의 프로세스와 조직을 구성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새로운 시나리오가 탄생하면 많은 조직들이 협업해야 될 뿐만 아니라, 기능을 명쾌하게 나누기가 애매한 경우 많은 정치와 책임의 분배 문제 등이 발생됩니다.

이와 상반된 방식으로 마천루(Skyscraper) 방식이 있습니다. 시나리오가 마천루처럼 높이 솟아 전체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좋은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명백한 기준이 있다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관점에서 소프트웨어를 생각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프로토타입(Prototype) 방식으로 개발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바로 Top-Down 방식의 프로세스가 여기에 해당되죠.

여러분의 소프트웨어가 상위 레벨의 응용 소프트웨어로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된다면 당연히 시나리오 기반(Sky scraper)의 방식으로 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손영수 제가 알기론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Feature Crew라는 이름으로 이미 시나리오 기반으로 팀원들이 구성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애자일(Agile)에서는 Cross-Functional Team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정말 시나리오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곳에서는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Rick Kazman 좋은 얘기를 해주셨네요. 우리가 설계하고자 하는 최종 소프트웨어를 고려한 형태로 조직과 프로세스가 선택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애자일의 바람이 불어서, 또는 RUP가 좋으니 이걸 사용하자는 식보다는 소프트웨어의 특성, 조직의 문화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UML의 창시자 Ivar Jacobson 역시 RUP를 넘어 EssUP(Essential Unified Process)라는 새로운 것을 내놓았는데, 핵심은 조직과 소프트웨어 특성에 맞게 적합한 프로세스를 고려하라는 것입니다.

설계

손영수 그럼 설계 시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Kevlin Henney 여러분이 설계 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대부분은 중요한 것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설계(소프트웨어 또는 다른 것들) 시에는 그렇게 해선 안 됩니다. 두 가지 선택사항이 존재한다는 것은 설계 시 불확실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indicator)입니다.

A와 B 두 가지 중 하나를 결정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는 A와 B 사이의 결정을 덜 중요하게 만들기 위해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A와 B 사이의 (적절한) 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설계 시 변경되는 결정을 쉽게 수용할 수 있는 분할(separation) 또는 캡슐화 기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손영수 그럼 좀 더 SoC(Separation of Concerns)와 캡슐화를 잘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Einar Landre

넬슨 제독이 1805년 트라팔가에서 프랑스와 스페인 함대를 격파한 이후, ‘분할 후 정복(Divide and Conquer)’ 또는 ‘걱정거리의 분리(Separation of Concern)’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슬로건(상징)이 되었죠. 걱정거리의 분리로부터 우리는 캡슐화를 얻게 되고, 캡슐화로부터 우리는 경계와 인터페이스를 얻게 됩니다. Kevlin Henney가 말하는 것처럼 아키텍트가 가장 크게 겪는 난제는 동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인터페이스를 정의하고 경계를 정하는 자연스러운 위치를 찾는 것이죠. ‘결합도는 낮추고 응집도는 높여라’와 ‘정보 교환이 자주 발생하는 영역들은 나누지 말라’와 같은 오래된 명언들이 몇 가지 지침을 제공하지만, 어떻게 이해당사자들에게 가능성 있는 해결방안과 문제들에 대해 쉽게 소통할 수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손영수 그렇군요. 결국 이해당사자들과 소통 속에서 적합한 균형을 찾아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그럼 어떻게 하면 이러한 균형을 잘 찾을 수 있을까요?

Einar Landre

Eric Evans의 책인 『Domain-Driven Design』에 나온 Bounded Context(문맥 정합)와 Context mapping(문맥 맵핑)의 개념이 앞에서 언급한 이해당사자들과 소통의 문제를 잘 해결해 줍니다. Bounded Context는 모델이나 개념을 고유하게 정의하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Bounded Context를 설명부를 가진 구름 또는 거품으로 표현합니다. 이 설명부는 도메인에 가까운 모델 또는 개념의 역할과 책임을 정의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운송 시스템은 화물 운송, 화물 일정, 항구 이송과 같은 Context(문맥)를 포함합니다. 다른 도메인에서는 다른 이름들을 사용하는 게 적합할 것입니다.

Bounded Context들을 화이트보드 위에 식별하고 같이 그림으로써, Context 간에 연관관계를 그리는 것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관 관계들은 조직적, 기능적, 기술적 의존성을 설명하면 좋습니다. 이러한 행위의 결과로, Context 간에 인터페이스와 동일한 의미로 인식한 Context의 집합을 나타내는 Context Map이 생기게 됩니다.

Context Map은 아키텍트에게 무엇을 같은 걸로 볼지, 별개의 것으로 볼지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좀 더 현명하게 대화를 나눔으로써 분할 후 정복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런 지침을 통해 약한 결합, 높은 응집, 잘 설계된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재설계할 수 있습니다

손영수 결국 고객의 대화를 잘 이해함으로써 이러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정말 와 닿는 얘기입니다. 그럼 아키텍트가 설계 시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Doug Crawford 변화의 충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뛰어난 아키텍트는 복잡도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어야 하며, 단단한 기본 구조를 취하면서도 급변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들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뛰어난 아키텍트는 고립된 소프트웨어 모듈에서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시스템과 시스템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충격을 이해해야 합니다. 변화는 기능 위주의 요구사항 변경, 요구사항의 진화, 수정된 시스템 인터페이스들, 팀원의 변동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변화의 광범위함과 복잡함을 미리 추측한다거나, 모든 잠재적 문제를 미리 예측해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아키텍트는 이러한 변화가 발생했을 때, 다른 객체나 모듈에 변화를 전파시키지 않고 변화의 충격을 완화시켜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도구나 기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반복 가능한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고 자주 실행하기
  • 쉬운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기
  • 의존성 추적하기
  • 조직적으로 행동하고 반응하기
  • 반복적인 태스크는 자동화하기

또한 위험을 미리 측정하는 Premortem은 어떠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해야 할지 알려주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아키텍트는 프로젝트 범위의 관점에서 시간, 예산과 같은 변화의 영향을 미리 추정해야 하고 변화로 인해 엄청난 영향을 받는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손영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의 관점에서 볼 때, 유지보수에 70%의 비용이 드는 관점으로 볼 때는 정말 중요한 말씀이군요. 저 같은 경우는 설계 시 실제 아키텍처를 검증하기 위해 몇 가지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종종 검증합니다. 이것은 어떨까요?

Clint Shank

좋은 방법입니다.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를 구현하고 검증하고 진화시키는 유용한 전략 중 하나로 Alistair Cockburn이 이야기한 ‘걸어 다니는 해골(walking skeleton)이 있습니다. 걸어 다니는 해골은 종단(예를 들어 UI부터 DB까지) 간을 오가며 수행되는 시스템의 가벼운 구현체입니다. 모든 주요 아키텍처상의 컴포넌트는 전부 연결합니다.

모든 호출(Com munication) 경로를 실험할 수 있게 작동하는 작은 시스템부터 시작한다면, 옳은 방향으로 설계 및 개발해 나갈수 있습니다.

손영수 그럼 이제 개발 과정에서 아키텍트는 어떠한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개발

Erik Doernenburg 아키텍트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잘 개발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죠. 좋은 품질을 얻기 위해서는 쉽게 소프트웨어를 이해, 유지보수, 확장할 수 있어야겠죠. 그럼 소프트웨어가 잘 개발되고 있는지 매 순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UML로 그려진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에서 작은 상자들은 전체 시스템을 나타내며 상자 간의 선은 시스템 간의 의존성, 데이터 흐름, 버스와 같은 공유자원 등 모든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비행기에서 보는 풍경과 같은 30,000피트 뷰입니다. 너무나 추상화되어 있는 관점이죠. 반면에 0피트, 즉 바닥 레벨의 뷰를 보기도 합니다. 즉 소스 코드를 보는 것이지요. 바닥 레벨의 뷰는 연관 있는 몇 개의 객체 구조도 보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즉 이 두 뷰는 소프트웨어 품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0피트와 30,000피트 사이에 적절한 뷰가 필요합니다. 바로 1,000피트의 뷰입니다. Dependency Structure Metrics로 모듈 간의 의존성을 파악할 수 있으며 Code Metrics를 이용해 클래스의 크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정 클래스가 거대하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책임(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죠. 이러한 다양한 지표들(클래스 팬아웃, 메소드 개수, Circular Dependency 등)을 지원하는 사용 툴들(NDepend, XDepend, JDepend)을 이용하면 됩니다.

손영수 1,000피트의 뷰라니 정말 멋있는 표현입니다. 저 역시 리팩토링할 때 DSM과 Code Metrics를 즐겨 이용하는 편인데, 다행히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습니다. 그럼 다른 조언도 부탁합니다.

Dave Quick

거울로 보이는 문제는 실제 보이는 것보다 클 수 있습니다. 많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춰 보면, 각 팀의 구성원들은 팀이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규모의 팀은 이런 문제들을 초기에 확인할 수 있지만, 대부분 잊어버리거나 무시합니다. 그 이유는 프로젝트 초기에는 이 문제가 얼마나 프로젝트 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초기에 대처하기 위한 몇 가지 전략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화된 접근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리스크를 관리하는 간단한 방법은 여러분이 버그를 추적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리스크를 발견할 수 있고, 각각의 리스크가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닐 때까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 후 리스크들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리스크의 상태가 변화하거나 새로운 정보가 있을 때마다 리뷰를 합니다. 리뷰는 토론를 통해 감정적인 면을 배제하도록 도와주고 주기적으로 리스크를 재평가함으로써 쉽게 기억하도록 도와줍니다.
  • 주류의 의견에 반대할 때는 나머지 팀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더 쉽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반대 의견의 가치를 인식하고 모든 팀원에게 용기를 주십시오. 그리고 토론 시 팀원들이 중립적인 자세를 가지도록 하십시오.
  • ‘구린 냄새(Bad smells)’를 주의해야 합니다. 아직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테스트 방법을 찾으세요.
  • 지속적으로 팀과 고객에 대해 이해하는 내용을 테스트해 보세요. 사용자 이야기(user story)로 우선순위 목록을 정하는 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정기적으로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열려 있는 자세를 대체할 순 없겠죠.
  • 맹점이란 그 말 의미 자체가 말해주듯이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필요로 할 때 말하기 힘든 사실을 말해주는 믿음직한 사람이 여러분의 귀중한 자산입니다.

손영수 개발 도중에도 아키텍처만 그려주고 사라지는 아키텍트가 아닌, 팀원 간 또는 이해당사자 간에 소통이 잘되는 문화를 만들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면 가이드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군요. 그럼 아키텍트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서도 조언 바랍니다.

아키텍트로서 갖춰야 할 자세

Dave Quick 아키텍트는 자신이 최고라는 대문자 ‘I’보다는, 일원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소문자 ‘i’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키텍처를 수립할 때, 여러분 스스로가 최악의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고객보다 요구사항을 더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거나, 개발자를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단순한 자원으로 보거나, 여러분의 생각에 도전하는 개발자나 팀원을 무시한 경험이 있습니까? 성공이나 사회적 지위로 인해 자만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존경한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만든 설계에 도전하는 것을 여러분 자신의 인격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의 성공에 빠져 여러분을 더 작은 한계에 가두는 짓입니다. 아키텍트로서 스스로 성장하고 성공하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마음가짐을 바꿔야 합니다. 전 후배 여러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자세를 요구합니다.

  • 요구사항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요구사항이 제공하는 비즈니스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고객과 가까이 일하십시오. 아키텍처를 여러분이 이끌려 하지 말고 요구사항이 이끌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그들의 필요를 섬겨야 합니다.
  • 팀에 집중하십시오. 팀은 자원이 아닙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설계 협력자이자 여러분의 안전망입니다.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은 보잘 것 없는 안전망을 만듭니다. 아키텍처는 팀의 것이지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모든 사람이 협력해 함께 이끄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 여러분의 업무를 점검하십시오. 모형은 아키텍처가 아닙니다. 이것은 아키텍처가 동작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일 뿐입니다. 프로젝트 아키텍처가 각 요구사항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검증하는 테스트 항목을 정하기 위해 여러분의 팀과 함께 일하십시오.
  • 여러분을 돌아보십시오. 자기의 일을 방어하고, 이기적인 관심에 집중하고, 우리 자신을 방 안에서 가장 영리한 사람으로 여기는 우리의 본능과 싸워야 합니다. 매일 몇 분 동안 여러분의 행동에 심사숙고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에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과 인정을 주었습니까? 여러분은 선의의 참여에 부정적으로 대하지는 않았습니까? 누군가가 여러분의 접근 방법에 왜 불응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손영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소문으로 들었던 몇몇 아키텍트들은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곤 했습니다. 설계 자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개발자들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했죠. 그 결과로 설계 따로, 개발 따로 하는 프로젝트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개발자를 이해하는 아키텍트, 그리고 아키텍트를 이해하는 개발자들이 모여야 정말 좋은 프로젝트로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가짐에 대한 또 다른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David Bartlett    아키텍트는 쇼맨십을 뛰어넘는 가치 있는 청지기 의식(Stewardship)을 가져야 합니다.

아키텍트들은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는 갈망이 있죠.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아키텍트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아키텍트의 기술적 리더십을 회사의 일부분으로 절대 신뢰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개인의 기술적 탁월함과 쇼맨십으로 팀원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아키텍트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행동인 쇼맨십은 마케팅에서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서는 역효과를 나타낼 뿐입니다. 아키텍트는 확고한 리더십으로 그들 팀의 존경을 얻어야만 하고 기술과 팀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도메인의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책임지고 다른 이들을 돌보는 청지기 의식은 아키텍트에게 꼭 필요한 자질입니다. 아키텍트는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 고객의 요구를 이용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고객의 요구들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통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도메인 전문가의 방향 제시로 이뤄집니다.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구하는 것은 아키텍트가 프로젝트에 주어진 시간과 노력에 대비해 구현의 복잡성과 비용 사이에 균형이 잡힌 절충된 솔루션을 만들게 합니다. 최신의 따끈따끈한 프레임워크나 기술 전문 유행어로 이뤄진 과도하게 복잡한 시스템은 비용 지출의 희생을 담보로 합니다. 아키텍트의 활동은 투자 브로커처럼 합리적인 ROI(투자 대비 수익률)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고객의 돈을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다른 사람의 돈을 사용하고 있음을 절대 잊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손영수 아키텍트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는 신기술로 도배된 제품을 팔기 위한 비즈니스맨인지, 아키텍트인지 구분하기 힘든 이들이 있습니다. 청지기 의식이라는 것을 통해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소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설계만 잘하기 위한 공학적인 기법만큼 외부와 소통 및 협상하고, 팀원들을 이끄는 정신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가상 인터뷰가 아키텍트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시작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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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멋진글 감사합니다.
    책이 나오면 필독하여야 겠네요.
    위에 언급된 분들을 잘 모르지만
    실제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주셨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응답
    • 예 아마도 개인적으로 가장 하시고 싶은 말씀을 책에 실으셨으니까.
      비슷한 말씀을 해 주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책 나올때 꼭 한권 부탁드리고, 세미나때도 참석해 주세용🙂

      응답
  2. […] 내용은 바로 직전 포스트인 “12인의 아키텍트가 말하는 아키텍트의 소양과 자세”와 거의 유사합니다. 다만 이게 프로그래머 버젼이라고 생각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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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말로 멋진글 감사합니다.^^
    웹분야로 4년차인 초급 프로그래머이지만, 관심이 많이 가지네요..ㅎㅎ
    책이 나오면 꼭 읽어봐야 할것 같네요..^^
    혹시라도, 기억하시면 메일로 한번 보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응답
  4. 와우.. 정말로 눈을 땔수가 없네요..^^
    이제 웹분야에서 4년차인 초급 프로그래머이지만, 저 내용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은 알것 같기도 합니다.
    책이 나오면 필독해야 할것 같습니다..^^
    수고하세요~

    응답
    • 안녕하세요🙂 댓글이 인증이 되어야 화면에 나오는 시스템이라.
      두번입력을 하셨네요🙂
      스팸 때문에 그러니 양해해 주세요🙂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저 역시 97 아키텍트와 패턴을 접한 이후로, 많이 시선이 바뀌었습니다. 가능하시면 같이 스터디 맴버에 참여하셔도 되구요. 🙂

      여튼 책이 나오면 큰 세미나도 있으니, 그때 참여해 주시고 통성명 해요🙂
      그럼 수고하시고, 좋은 주말 되세요!!

      응답
  5. 아직 소식 없나요? ㅎ
    언제 나올지 기다리다가 이미 목이 빠져버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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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최종 수정본을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index에 넣을 것도 형광펜으로 긎고, 그리고 이래 저래 약간의 마이너한 수정을 보았습니다.

      낼 출판사에 택배로 보낼거구요.🙂
      곧 만나실수 있을 겁니다.
      그나 저나 방근 Framework Design Guidelines 편집자 분에게 전화왔어요.
      곧 작업한거 보낸다고… 이거 일의 연속이군요 덜덜..

      응답
  6. 안녕하세요^ㅡ^
    이제 막 아키텍트가 되기위해 걸음마 연습을 하고 있는데,,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찾아보니 아직 안나온것 같은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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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제 블로그에 후기(?) 올렸습니다. 후기라기 보다는 글을 읽으면서 회사에서 진행했던 몇몇 프로젝트의 일들이 생갔나서 적어보았습니다. 진작에 올린다는것이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종종 글을 읽으면서 미리 알았더라면 이라는 후회를 하게 되는데 막상 읽을때는 그런 생각을 미쳐 못한다는 겁니다. 아마도 글을 읽으며 공감하는것과 직접 그 일을 겪는것과는 차이가 있기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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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려주신 댓글 감사히 잘 봤습니다. Conway법칙도 그렇고 블로그에 올린것보다 더 실제적인 사례가 있는데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라 공개적으로 쓰기가 뭐해서 제외한 부분도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사석에서라도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응답
  8. […] 기고했던 글중 인터뷰형식으로 재 편집해서 공개했던 ,  ”12인에게 물어본 아키텍트의 길” 이라는 글을 매우 많은 분이 사랑해 […]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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